국회여성위, “아동성폭력, 이제는 대책을 말하자"

피해자 지원강화, 가해자 치료대책, 수사 및 재판 전담부 신설 등

김성호 기자

 

국회여성위원회(위원장 신낙균)는 12월 29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아동성폭력범죄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여성위 성폭력대책소위원회에서 포항장애아동 성폭력사건을 심도있게 감사한 뒤, 대책마련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은 성범죄 유형별로 재범방지대책이 다차원적으로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성범죄자에 대해서 사회치료교도소를 통해 전문교육 및 심리치료 등을 병행해야 하며 △아동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검경합동전담수사반을 설치하고, 아동성폭력전담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피해자지원대책과 관련 △아동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해 국선변호인 지원제도와 배상명령제도를 즉각 도입해야 하며 △피해가족에 대해서도 ‘치료를 받을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항장애아동성폭력 사건의 경우 학교당국의 소극적 대응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에 대해 박선영 의원은 학교당국이 성폭력을 단지 폭력의 한 범주에 넣거나 폭력의 일종으로 이해함으로 인해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학교당국은 성폭력과 학교폭력을 분리하여,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발생 이후에도 신고체계를 확립하는 등의 매뉴얼을 만들어 철저히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가 학생일 경우 이에 대한 교육 및 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신의진 연세의대 교수는 “우리 사회에 어린이 성폭력 관련 의료시스템만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도 아동성폭력 문제 해결이 쉬워질 수 있다”면서 “해바라기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전문성(정신과 전문의)이 확보되고, 병원내 산부인과, 외과 등 관련 전문의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해바라기센터는 현제 13세 미만의 아동과 장애인들의 성폭력 사건에만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을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청소년 성폭력 사건도 어린이 성폭력 사건과 그 특징이 유사하고 보호받아야할 필요성도 동일하다”며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신낙균 위원장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올 한해 아동성폭력 관련 대책마련에 큰 비중을 두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음주감형의 부당함을 제시했고, 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공소시효 배제와 형량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며 “여성위원회가 아동성폭력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부처를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각 부처의 토론을 들은 뒤, 법무부의 대책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신 의원은 외국의 사례를 들며“법무부가 아동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피해자가 성폭력을 인식했을 때 언제든지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공소시효 자체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법무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부 등 아동성폭력 관련 담당국장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소장 등 민간단체 대표들도 참석해 토론에 참여하였다.

 

이윤상 소장은 “아동성폭력 대책과 관련해 대처 방안 등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런 문제는 그간 상담소측에서는 수도 없이 제안했던 것”이라며 “성폭력 사건은 아동, 청소년, 성인 등 대상과 상관없이 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문제”라며 정부측의 책임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출처 - 인터넷뉴스 신문고 2010.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