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장기 미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유전자(DNA) 수사로 붙잡혔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장애인 강간, 상해 치상 등 혐의로 50대 A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야산에서 장애인 B씨를 성폭행하고 때린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B씨가 장애로 피해 진술을 명확히 하지 않으며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증거에서 피의자 DNA를 확보했으나 범죄자 DNA 데이터베스에 일치하는 정보가 없었다.

사건의 실마리는 엉뚱한 곳에서 풀렸다. A씨는 지난해 9월 교제하던 여성을 숙박 업소에서 때리고 흉기로 업소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수사기관은 이 과정에서 A씨의 DNA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에 대조하는 작업을 했다. 경찰은 지난달 A씨의 DNA가 과거 B씨를 성폭행한 피의자의 DNA와 일치한다고 통보받았고 추가 수사를 벌인 뒤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일 전북 정읍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누구를 성폭행한 기억은 없다”며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지난 4일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래된 사건이지만 A씨가 당시 분당에 살고 있던 사실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부분을 확인했다”며 “여죄가 있을 수 있어 수사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