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교회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길들이기(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30대 목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이 사건 첫 재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및 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7) 목사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면서도 "(일부 피해자의 경우) 상호 합의하고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김 목사는 이날 정장 차림으로 검은색 마스크를 낀 채 법정에 출석했다.
김 목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인천 모 교회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김 목사는 해당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로 청년부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여성 신도 4명은 2018년 12월 변호인을 선임한 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김 목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10대 때 김 목사가 '좋아한다, 사랑한다'며 신뢰를 쌓은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4월 김 목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4명으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기소 과정에서 한 명을 제외했다. 한 명은 성인 때 피해를 봐 그루밍 성폭력 피해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