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농아인협회 회장, 장애여성 수차례 성폭력”

회장 측 “정치적 목적 폭로 사실무근”

한국농아인협회 회장이 장애인 여성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애인단체 ‘전국농여성미투연대’와 ‘한농협을 걱정하는 모임’(한농모)는 1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이 과거 장애인 여성에게 성폭력을 저지르고, 노동력을 착취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연대는 “변 회장이 2004년 한국청각장애인예술협회 회장을 지낼 당시 협회 회원인 외국인 여성 A씨에게 수차례 성폭행과 한 차례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견디다 못한 A씨는 자신이 그린 그림 50여점에 대한 수고비도 받지 못하고 약 반년 만에 협회를 탈퇴했다”고 전했다.
 
또 “같은 해 협회 무용단원으로 활동하던 피해자 B씨 역시 변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공연료도 받지 못했다. B씨는 또 A씨가 성추행당하는 것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연대는 “변 회장은 지금까지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것은 물론 측근을 통해 성폭력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면서 “오래전 일이지만 사안이 심각해 용기를 내 세상에 알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변 회장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폭로일 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변 회장 측은 최근 반박문을 통해 “20여년전 A씨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와주면 좋겠다는 주변 지인들의 부탁으로 그림을 가르쳐 준 적이 있었을 뿐”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변 회장 측은 또 “한농모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지난 협회 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와 이 후보들을 지지한 농인들”이라며 “변 회장의 당선으로 현 집행부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농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되찾으려는 목적으로 고소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농모는 농(인)사회를 걱정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빼앗긴 자리를 되찾기 위해 한 인간을 인격적으로 살해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고 의심한다면 법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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