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없는 장애인에 지문 요구한 은행 ‘황당’

 

선천적으로 두 팔이 없이 태어난 장애인 남성이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지문이 없다는 이유로 낭패를 당했다.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 사는 스티브 발데스는 최근 부인 명의의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시내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지점을 방문했지만 엄지손가락 지문으로 신원확인을 하지 않는 이상 현금을 내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폭스뉴스가 3일 보도했다.

발데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문을 주지 않은 게 아니라 줄 수 없었던 것이고 이는 은행 창구 직원도 명확히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창구 직원은 ‘윗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매니저를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이 붙어 있는 ID를 두 개나 제시했지만 은행 측은 계속 현금 내주기를 거부했다. 대신 매니저는 발데스에게 부인을 동행해 다시 은행을 방문하든지, 이곳 은행에 자신의 계좌를 개설하든지 할 것을 제시했다.

발데스는 이 같은 행위는 장애인법 상 명백한 차별이라고 은행 측에 항의했지만 그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은행 측은 끝까지 발데스에게 현금 내주기를 거부했고 발데스는 빈손으로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은행 측은 소송을 두려워 한 탓인지 며칠 뒤 발데스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은행 대변인은 “신원확인용 손가락 지문을 제공할 수 없는 사람에게 다른 대안적 신원확인 절차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민 기자 tazza@kmib.co.kr

 

[출처 - 쿠키뉴스 200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