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는 이제 눈썰매장에 가고 싶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 아버지 "성공적으로 수술 마친 것 모든 분들께 감사"

변윤재 기자 (2010.01.07 10:19:50)

◇ 자신을 폭행한 범인을 처벌하고 싶은 내용을 표현한 나영이의 그림. ⓒ연합뉴스

 

인면수심의 아동성폭력으로 전국민의 분노를 샀던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 6일 첫 외상치유수술을 마친 가운데, 나영이 아버지가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났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7일 SBS 라디오 ‘SBS전망대’에 출연, “가족 같이, 내 자식 같이 가슴 아파 해주시고 큰 힘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진행된 수술에 대해 “아주 성공적인 수술로 보고 있다. 아주 만족해 한다”면서 “(나영이가) 처음에는 조금 고통이 있었지만 아주 편안하게 잘 자고 있는 것 같다”고 수술경과를 전했다.

 

이어 나영이 아버지는 딸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래 아이들처럼 마음껏 뛰어놀고, 좋아하는 음식도 먹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나영이가) 항상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렇게 되길) 기다리고 있다”며 “(나영이가) 라면을 좋아했는데, 병원에도 라면을 잔뜩 갖다 놓고 구경만 하고 있다. 먹지는 못하고 빨리 나아서, 다 나으면 먹을 것이라고”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2주에 한 번씩 심리치료를 하고 있는데 요즘은 상당히 밝아졌다”며 “자기가 자신감이 붙으니까 수술도 본인이 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으로 봐서는 대견스럽고 고맙고 그랬는데 앞으로 당분간은 (수술 등으로) 아이가 힘들어 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특히 나영이가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고 예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몸도 마음도 편치가 않으니까 학교 끝나고 바로 집에 와서 은둔형이었다. 대변 주머니로 인해서 행동이 불편하니까”라면서 “그런데 최근에는 배변 주머니늘 맞춤형 식으로 해서 편리하니까 시간이 나면 친구집에 가서 실컷 놀 때도 있고 자꾸 어디를 가자고 하고 영화도 구경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저께 같은 경우는 병원에 오기 전에 눈썰매장에 가고 싶다고 해서 (사건 이후) 참 처음 웃으면서 영화구경도 해보고 눈썰매도 타보고 그런 것을 보면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도 웃음을 찾는 것을 보니까 모든 분들이 도와준 덕분이 아닌가싶어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사건 이후 나영이가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고쳐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나영이는) 자기 주관이 좀 뚜렷한 아이”라며 “고집도 세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건 꼭 이루려는 성격이기 때문에 사고를 겪고 난 후에는 자기도 의사를 하겠다. 너무 자기가 아픈 것을 많이 겪어 봤고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아픈 친구들을 많이 고쳐주고 싶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다음 수술 일정에 대해서는 “경과는 지켜봐야겠지만 병원의 선생님과 상의를 해서 제일 안전한 시기에 배변 주머니를 제거를 할 계획에 있다”며 “너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영이는 6일 항문 기능 복원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수술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의 집도 하에 약 9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배변 주머니를 제거하고 인공 항문을 이식하는 1차 수술이었다. 나영이는 성폭행 피해 이후 장 기능이 손상돼 대변을 받아내는 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나영이는 이날 오후 10시께 마취에서 깨어난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측은 7일 오전 11시 연세대 의료원 종합관에서 수술 경과와 치료 일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출처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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