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장애인 관련 예산 모조리 '삭감'

장애인 연금 월 최대 15만1천원에 머물러... 활동보조서비스 올해 추가 예산 335억 전액 삭감

김태현 기자 husisarang@nate.com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한나라당이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단독으로 예산을 처리했다. 이 와중에 복지예산, 그 중에서도 장애인예산이 대폭 삭감돼 장애계가 새해 벽두부터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장애인연금, 도로 '껌값'으로

올해 7월 새로 시행될 장애인연금액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보건복지가족부가 내놓았던 안대로 3천185억 가량(월 최대 21만원 수준)으로 통과됐다. 뿐만 아니라 지급 대상도 기존에 중증장애인뿐만 아니라 경증장애인까지 확대되는 등의 내용으로 통과해 기대를 모았으나 이틀후인 예결위에서 찬물을 끼얹듯 절반이 넘는 1천666억600만원이 삭감돼 결국 1천519억1천9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액수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여름 장애인연금법안에서 내놓은 액수의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당시 장애계가 ‘껌값’ 수준이라며 크게 반발해 결의대회, 농성 등의 투쟁을 벌인 바 있으나, 이러한 장애계의 노력은 장애인을 무시하고 생색만 내려한 정부에 의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로써 올 7월에 시행될 장애인연금법에서는 장애인 10명 중 1.4명만이 연금을 받게 됐으며,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받는 최고 금액도 월 15만1천원 수준에 머무르게 됐다.

 

활동보조인서비스 예산도 대폭깎여...2010년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대란' 예상

이뿐만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장애인 활동보조인서비스 예산에 대해서도 올해 증액시키려했던 335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지원 대상 또한 3만5천 명에서 3만 명으로 축소해 처리했다.

 

이미 올해 9월, 활동보조서비스 신청자는 2009년 예산 상의 목표 인원이었던 2만5천명을 넘어 매월 1천여 명의 추가신청자가 생겼고, 정부가 예산 상의 이유로 신규 신청을 금지해 장애인들이 크게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10년 작년 예산에 비해 단 1만원의 증액도 없이 고작 5천명의 지원 대상만 추가했으며, 이로 인해 장애인계로부터 말도 안 되는 처사라는 비난을 받게 됐다.

 

시설퇴소 지원금 및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도 '날라가'

시설에서 퇴소하는 장애인들에게 지급하는 자립정착금제도와 중증여성장애인 2천400명에게 출산 시 20만원씩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던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지원제도 또한 2010년에 도입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장애인차량 엘피지 연료 지원 사업 예산만큼은 166억 원으로 늘어났다. 당초 없어질 위기까지 처했던 엘피지 연료 지원 사업은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까지 나서서 2010년에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예산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또한 없어지지 않는다는 데 의의가 있을 뿐 2급 장애인에게까지 적용되던 것을 1급 장애인에게만 지원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기간 또한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이 될 것으로 보여, 장애인의 생존이 걸린 소득보전적 사업의 예산은 턱없는 수준으로 깎아버린 한나라당의 생색내기 지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외에 증액된 장애인 관련 예산은 장애인일자리지원사업이 23억7천600만 원, 장애인생활시설 기능보강사업이 58억 원,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기능보강사업 5억 뿐이다.

 

한편 장애인연금법제정공동투쟁단을 비롯해 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 등 장애인계 주요 연합단체는 당초 공언에 따라 ‘장애인연금 보이콧’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향후 행보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 함께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