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종 장애인' 2차례 방치..9일째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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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신고된 지적장애인이 2차례나 경찰에 인계됐지만 경찰의 안일한 대응으로 다시 실종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장애인이 9일째 발견되지 않자 경찰은 18일 엠버경보(실종사건 비상경보)를 발령하고 실종지역 인근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경기지방경찰청과 실종된 장애인 유모(53) 씨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께 경기도 평택시에 거주하는 1급 지적장애인 유씨가 집을 나간 뒤 5시간동안 귀가하지 않아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가족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으나 9일이 지난 19일까지 유씨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유씨의 행적은 직접 인근 병원과 소방서 등을 돌며 찾아나선 가족들에 의해 며칠 뒤 드러났다.

 

유씨의 사진을 들고 행방을 묻던 가족들은 평택A병원과 119구급대를 통해 유씨가 집을 나간 뒤 2시간 30여분이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께 집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던 사실을 알게 됐다.

 

도로에서 차에 치인 유씨는 운전자의 사고신고로 병원에 이송된 뒤 평택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로 인계돼 조사까지 받았지만 경찰은 유씨가 치료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신원확인도 하지 않은 채 돌려보냈다.

 

유씨의 조카 전모 씨는 "누가 봐도 장애인임을 알 수 있고 사고까지 당한 사람을 신원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보내버렸고 다시 방황하다 실종됐다"며 "조금만 더 보호했어도 다시 실종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45분께 평택음성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하다 고속도로순찰대에 발견돼 다시 한번 경찰에 인계됐다.

 

그러나 고순대로부터 유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안성경찰서 원곡파출소는 40여분 뒤인 12일 0시30분께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씨를 단순행려자로 처리, 노숙인 쉼터로 인계했다.

 

곧 쉼터를 나온 유씨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고 경찰은 18일 뒤늦게 엠버경보를 발령하고 평택.안성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유씨의 조카 전모 씨는 "말을 못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없는 지체.언어장애인이 사고까지 당해 다쳤는데 경찰이 신분확인.실종확인도 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실종신고가 된 뒤 삼촌이 거쳐간 관공서가 몇개인데 이렇게 안일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씨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 실종자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출처 - 쿠키뉴스 2009.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