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니캐리코 사건’ 진범에 사형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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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년간 미국에서 영화를 방불케 하는 반전 속에 사형제도에 대한 강한 논란을 야기해온 '니캐리코 사건'의 진범에 대해 배심원단이 사형 평결을 내렸다.

 

12일(현지 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듀페이지 카운티 배심원단은 전날 이틀간에 걸친 평결회의 끝에 1985년부터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니캐리코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져 기소된 브라이언 듀간(53)에 대해 사형 평결을 내렸다.

 

지난 7월 니캐리코 살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듀간은 이날 사형 평결이 내려지는 순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으며, 니캐리코의 가족들은 "26년 만에 드디어 정의가 실현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인 지닌 니캐리코는 1983년 2월 25일 감기 증세로 학교에 가지 않고 네이퍼빌의 집에 혼자 있다 유괴됐으며, 이틀 뒤 숲 속에서 여러 차례 성폭행당하고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로 발견됐다.

 

니캐리코 사건은 이후 용의자로 기소된 3명 가운데 1985년 사형 선고를 받은 롤랜도 크루즈와 알레한드로 헤르난데스가 항소 끝에 DNA 검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판결을 뒤집는 데 성공, 일리노이주의 사형제도에 대한 정치적 논란과 대규모 소송 등을 불러오며 미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크루즈는 10여년간을 사형수 감방에서 복역한 뒤 1995년 3번째 항소재판 중 석방됐고 이후 검찰은 헤르난데스에 대한 기소도 철회했다.

 

이 사건과 관련, 1996년 7명의 듀페이지 카운티 검사와 법무관이 크루즈에 대한 증거 위조 등의 혐의로 제소됐으며 크루즈와 헤르난데스는 듀페이지 카운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2000년 9월 350만달러를 받아냈다.

 

또한 크루즈 케이스는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점으로 등장, 2000년 조지 라이언 당시 일리노이주지사로 하여금 사형 집행을 중단하도록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후임인 라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물론 팻 퀸 주지사 역시 라이언 전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사형 집행 중단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사형 평결을 받은 듀간은 지난 1985년 변호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는데 당시 시카고 언론들은 이미 7세 소녀와 27세 여성에 대한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그가 감옥에서 실시된 비공식 인터뷰에서 니캐리코의 머리 모양과 집안 구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자신의 단독 범행이라고 자백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의 일부를 방영하기도 했다.

 

한편 일리노이주에서는 사형 평결이 내려지면 자동적으로 일리노이주 대법원에 항소가 접수되고 사형에 대한 항소과정이 대개 수년간 이어져 듀간은 일리노이주의 사형집행 중단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즉시 사형을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출처 - 국민일보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