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법정에 세우라니…오늘 법원 긴급 토론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성폭력 범죄를 당한 미성년 피해자들이 법정에 출석해 피해 내용을 직접 증언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일선 법원 판사와 피해자 조력인 등이 참여하는 긴급 토론회가 열린다.

법원 '현대사회와 성범죄 연구회'(회장 오경미 대법관)는 10일 오후 7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영상녹화 진술 관련 실무상 대책'을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 성폭력처벌법 30조 제6항 등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미성년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할 실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래 해당 조항은 성폭력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인해 사물 변별 능력이 미약한 경우 진술을 촬영해 보존하게 하고, 조사에 동석한 사람이나 진술조력인이 '진정한 것'이라고 인정하면 이를 증거로 쓸 수 있게 했다.

헌재는 법 조항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19세 미만' 부분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특성상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 진술이 핵심 증거인 경우가 적지 않고 진술 증거를 탄핵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위헌 부분은 효력을 즉각 상실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의 사건 초기 진술 영상 녹화가 있거나 수사기관이 범행 자백을 받았더라도 피고인이 재판 중에 이를 부인하면 피해자나 목격자 등을 법정에 불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5일 긴급 공지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지은 대구해바라기센터 부소장, 피해자 국선 전담인 조현주 변호사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영상 진술의 특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자로는 장옥선 진술조력인이 나선다.

김동현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헌재 결정의 내용과 의미를 분석하고,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오선희 변호사가 토론을 맡는다. 서울고검 오정희 검사와 박기쁨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사와 재판의 실무상 대책을 논의한다.

긴급토론회 준비단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을 일이 본 토론회의 주제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발언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그런 만큼 우리의 논의는 '비어있는 한 자리'를 생각한 섬세한 것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회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 참관을 신청한 사람은 500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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