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위기女，주먹 썼다고 ‘단순폭행사건’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서 도망치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강간미수사건인가 단순 폭행사건인가.

성폭행범으로부터 겨우 도망쳐나온 여성이 범인의 DNA가 묻은 자신의 옷을 경찰에 제출했으나, 이 사건이 단순 폭행사건으로 처리돼 DNA검사비용을 내야 검사를 해줄 수 있다는 말을 경찰로부터 듣고 황망해한 사연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밀턴케인즈에 사는 프리야 프란컴-우드(17)는 얼마전 자신의 집 근처 공원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한 위기에서 강력하게 저항해 겨우 뿌리치고 도망칠 수 있었다. 프리야는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범인의 DNA가 충분히 자신의 티셔츠와 스커트에 묻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증거물로 경찰에 제출했다.

범인을 쉽게 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프리야는 닷새가 지난 뒤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을 담당한 번마우스 경찰은 프리야에게 DNA 검사비용 500파운드(약 90만원)를 경찰 부담으로 할 수 없다며 이 비용을 지불해줄 것을 요구했다.

 

더구나 성폭행미수사건이 아니라 일반 폭행사건으로 입건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프리야가 성폭행범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주먹을 썼다는 게 그 이유였다.

프리야는 “비용을 지불하라는 얘기는 이해가 가지만 경찰이 사건을 끌고 있는 사이 범인은 또 다른 여성을 분명히 공격할 것이다. 그 여성은 아마 나와 같은 행운을 누리기 힘들 것”이라며 경찰을 비난했다.

 

과학수사 전문가에 따르면 DNA검사비용은 최소 500파운드이며 검사대상이 늘어나면 그만큼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름면 옷 한벌에서 DNA를 채취해 검사하는 비용은 2000파운드에 달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민 기자 tazza@kmib.co.kr

 

 

[출처 - 쿠키뉴스 200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