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2의 조두순'…"무기징역" vs "주취감경 폐지 신중" 격론 "주최범죄 가중처벌" 청원 쇄도…법조계는 신중론 백인성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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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조두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끔직한 아동 성범죄가 또 다시 발생했다. "술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피의자의 진술에 '주취감경 제도' 폐지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일각에선 주취 범죄를 오히려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반면 법조계는 여전히 주취감경 폐지에 신중한 입장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최근 경남 창원에서 6세 이웃집 유치원생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50대 회사원 A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초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아동을 자신의 차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상 미성년자 강간치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고,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범행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사물 변별 능력 혹은 의사결정 능력이 없거나 약했다는 것이 증명될 경우 범죄행위를 처벌하지 않거나 처벌하더라도 형을 줄여준다는 뜻이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주취감경을 폐지하고 주취범죄를 오히려 가중처벌하라" "아동 성폭행범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라"는 등의 청원이 쇄도했다.

그러나 조두순 사건 이후 개정된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제20조에서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 범죄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 등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술 또는 약물 때문에 정신이 흐릿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다른 범죄의 경우는 형을 '반드시 감경'해야 하지만 성폭력범죄의 경우 '감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은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만취 상태에서 범죄를 범한 경우에는 심신미약 감경 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법원실무를 매우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갑)은 한발 더 나아가 성폭력 범죄에 대해 주취감경을 아예 금지하는 내용의 성폭법 개정안을 지난해 발의했다. 개정안은 '범행을 예견하고 자의로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를 야기한 사람'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및 단기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는 내용도 담았다. 고의로 술에 취한 뒤 저지른 범죄는 가중처벌한다는 뜻이다.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안산 단원을)도 7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강간범을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성폭법 개정안을 지난해말 발의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주취감경 조항 자체를 폐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고인 본의의 의사에 따르지 않은 이른바 '비자발적 음주 또는 약물 복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처벌을 감경하지 않는 것은 형사법상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민유숙 대법관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취감경 논란에 대해 "성범죄에 있어 음주감경을 배제하자는 주장의 취지를 잘 안다"면서도 "형법 상 대원칙 중 하나인 심신미약 감경 중에 음주만 배제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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